부모님이 연세가 드셨다면 오늘은 집 안 바닥을 치우고 욕실과 계단에 붙잡을 곳을 만들어 드리세요. 노인이 다치는 가장 큰 원인은 넘어지거나 떨어지는 일인데, 이런 일은 바깥보다 집에서 더 자주 일어납니다. 어린 자녀까지 함께 사는 집이라면 창문과 계단을 막는 장치를 달고, 밖에 나갈 때는 헬멧과 카시트도 챙겨야 합니다.
노인 낙상은 왜 집 안에서 많이 일어날까요?
2022년 우리나라에서 다쳐서 병원을 찾은 사람을 보면 노인 손상이 넘어짐에 얼마나 몰려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 다쳐서 병원을 찾은 사람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 41.3%
- 노인이 다친 원인 가운데 추락·낙상: 65.1%(가장 많음)
노인 손상 열 건 중 여섯 건 넘게가 넘어지거나 떨어져서 생기는 셈입니다.
어디서, 어떤 상황에서 일어났는지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노인의 추락·낙상은 주로 주거지에서 일어났습니다(인구 10만 명당 1,262명). 활동으로 보면 운동이나 일을 하다가가 아니라 일상생활 중에 많이 일어났습니다(인구 10만 명당 1,038명). 위험한 곳은 낯선 산길이 아니라 부모님이 매일 오가는 거실과 욕실, 침실인 셈입니다.
그래서 노인 낙상 예방은 두 갈래로 나눠서 챙깁니다. 하나는 집을 넘어지기 어려운 구조로 바꾸는 일입니다. 다른 하나는 약과 시력, 근력을 살펴 부모님이 넘어지지 않게 돕는 일입니다. 집을 고치는 일부터 보겠습니다.
집 안은 어디부터 손봐야 할까요?
방을 하나씩 돌면서 아래 항목을 확인해 보세요.
바닥과 통로
- 걸려 넘어질 물건 치우기 — 바닥에 쌓인 신문, 상자, 신발처럼 발에 걸리는 것은 모두 치웁니다.
- 고정되지 않은 러그 걷어 내기 — 바닥에 그냥 깔아 둔 작은 깔개는 밟을 때 밀리거나 모서리가 들려 발이 걸립니다.
- 지나다니는 길의 전선 정리 — 멀티탭 줄과 충전기 선이 통로를 가로지르지 않게 벽 쪽으로 붙이거나 다른 곳으로 옮깁니다.
욕실
욕조나 샤워실 안쪽에는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아 주세요. 붙잡을 손잡이는 욕조·샤워실 안과 밖, 그리고 변기 옆에 답니다.
여기서 흔히 하는 실수가 수건걸이를 손잡이처럼 쓰는 것입니다. 수건걸이는 몸무게를 버티지 못하므로 손잡이 대신 쓰면 안 됩니다. 부모님이 이미 수건걸이를 짚는 습관이 있다면 그 자리에 손잡이를 따로 달아 드리는 편이 낫습니다.

계단
계단에는 양쪽 모두에 난간을 답니다. 한쪽에만 있으면 내려갈 때와 올라갈 때 손이 닿는 쪽이 달라집니다. 짐을 든 손 쪽에 난간이 있으면 붙잡을 수도 없습니다. 계단은 조명도 특히 밝아야 하는 곳입니다.
조명
집 전체를 밝게 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전구를 더 달거나 더 밝은 전구로 바꾸는 것입니다. 특히 신경 써야 할 곳은 침실에서 화장실까지 가는 길과 화장실 안, 그리고 계단 세 군데입니다.
부모님이 밤에 한두 번씩 화장실에 가신다면 이 길을 먼저 점검하세요.
침실 문 앞부터 화장실 변기 앞까지 직접 걸어 보면 됩니다. 걸으면서 이것들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불을 켜지 않아도 발밑이 보이는지
- 중간에 걸릴 물건이 없는지
- 변기 옆에 짚을 손잡이가 있는지
몸 쪽에서는 무엇을 점검할까요?
집을 아무리 고쳐도 어지럽거나 눈이 침침하거나 다리에 힘이 없으면 넘어집니다. 그래서 몸 쪽 점검도 함께 해야 합니다.
의사와 낙상 위험 이야기하기 — 정기 진료 때 "요즘 넘어질까 걱정된다"고 말하고 낙상 위험을 평가받으세요. 최근 넘어질 뻔한 적이 있었다면 그 일도 함께 알리면 됩니다.
먹는 약 점검 — 복용 중인 약이 어지럼이나 졸음을 일으키지 않는지 의사나 약사에게 확인받습니다. 이때 처방약만이 아니라 건강보조제(영양제)도 빠짐없이 가져가야 하는데, 약 봉투와 영양제 통을 한꺼번에 챙겨 가면 빠뜨리지 않습니다.
1년에 한 번 이상 눈 검사 — 안과에서 적어도 1년에 한 번 눈 검사를 받고, 시력이 바뀌었으면 안경을 새로 맞춥니다. 가까운 곳과 먼 곳을 한 렌즈로 보는 이중초점·누진 렌즈는 거리감을 흐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밖에서 걸을 때 쓸 원거리 전용 안경을 따로 두는 방법도 생각해 볼 만합니다. 계단이나 보도 턱 높이를 잘못 보면 그대로 헛디디게 됩니다.
다리 근력과 균형 운동 — 다리 힘과 균형 감각을 기르는 운동을 하면 낙상이 줄어듭니다. 대표적인 예가 천천히 몸을 움직이는 태극권입니다.
2024년 6월에는 질병관리청이 만든 노인 낙상 예방 프로그램이 보급됐습니다. 이 프로그램에는 이런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 운동능력에 따라 '기초군'과 '일반군'으로 나눈 운동 동영상
- 운동 전에 체력을 확인하는 점검표
- 집 안 위험 요소를 확인하는 실내 환경 점검표
굽 낮고 발에 맞는 신발 — 집 안팎에서 신는 신발은 굽이 낮고 발에 잘 맞는 것으로 고릅니다. 바닥이 고무로 된 신발은 덜 미끄러집니다.
어린 자녀가 있는 집은 무엇을 더 챙길까요?
아이는 노인과 달리 기어오르고 뛰다가 떨어지기 때문에 막아야 할 곳도 창문과 계단입니다.
창문 보호대 달기 — 열린 창문으로 어린아이가 떨어지지 않도록 창문 보호대를 답니다.
계단 위와 아래 모두 안전문 달기 — 어린아이가 있다면 안전문을 계단 위와 아래 양쪽에 모두 달아야 합니다. 위쪽 문은 아이가 계단 아래로 굴러떨어지는 것을, 아래쪽 문은 아이가 혼자 계단을 기어오르는 것을 막습니다.
놀이터 바닥 확인하기 — 아이가 자주 가는 놀이터 바닥을 살펴보세요. 나무껍질 조각(우드칩)이나 모래 같은 부드러운 소재가 깔려 있는 것이 좋습니다. 미끄럼틀이나 정글짐에서 떨어졌을 때 머리가 닿는 곳이 딱딱한 시멘트인지 부드러운 바닥인지에 따라 충격이 달라집니다.
할머니·할아버지와 아이가 한집에 산다면 두 가지 조치가 서로 부딪히지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 바닥에 놓인 아이 장난감도 노인에게는 걸려 넘어질 물건이니, 지나다니는 길에서는 그때그때 치우는 습관을 들이면 좋습니다.
헬멧은 어떤 활동을 할 때 써야 할까요?
집 밖에서 무언가를 타거나 운동할 때는 머리를 보호해야 합니다. 아래 활동을 할 때는 어른이든 아이든 헬멧이나 그 활동에 맞는 보호 장구를 씁니다.
- 자전거, 오토바이, 스노모빌, 스쿠터, ATV(사륜 오토바이) 타기
- 스케이트, 스케이트보드 타기
- 스키, 스노보드 타기
- 승마
- 미식축구, 하키, 복싱 같은 몸이 부딪히는 운동
- 야구, 소프트볼
동네에서 잠깐 자전거나 킥보드를 탈 때 헬멧을 빼먹기 쉽지만, 짧은 거리라도 넘어질 때 머리가 바닥에 닿는 높이는 똑같습니다. 현관에 헬멧을 걸어 두고 "탈 것을 꺼내면 헬멧부터" 하는 순서를 아이와 정해 두세요. 매번 실랑이할 일이 줄어듭니다.
차에서는 안전벨트와 카시트를 어떻게 챙길까요?
어른은 직접 운전할 때든 옆이나 뒤에 탈 때든 매번 안전벨트를 맵니다. 술을 마셨거나 약물을 쓴 뒤에는 운전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몸 크기에 따라 카시트 단계를 바꿔 가며 씁니다. 나이는 대략적인 기준일 뿐입니다. 지금 단계를 쓸 수 있는 한 오래 쓰고 나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됩니다.
| 단계 | 대략적인 나이 | 쓰는 방법 |
|---|---|---|
| 뒤보기 카시트 | 출생부터 약 2~4세 | 아이가 뒤를 보게 설치, 가능한 한 오래 사용 |
| 앞보기 카시트 | 보통 최소 5세까지 | 몸을 잡아 주는 끈(하네스)과 위쪽 고정끈(탑테더)이 달린 제품 |
| 부스터 시트 | 보통 9~12세까지 | 부스터 없이도 안전벨트가 몸에 맞을 때까지 사용 |
| 일반 안전벨트 | 13세까지 뒷좌석 | 뒷좌석에 앉혀 벨트를 제대로 채우기 |

나이와 상관없이 지킬 규칙이 두 가지 있습니다. 아이는 13세까지 뒷좌석에 앉히고, 뒤보기 카시트는 절대 앞좌석에 두지 않습니다. 앞좌석 에어백이 터지면 뒤를 보고 있는 카시트를 정면으로 때리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10살인데 부스터 없이 앉으면 아직 안전벨트가 몸에 맞지 않는다면, 나이가 됐다고 부스터를 빼지 말고 계속 쓰세요. 반대로 12살에 벨트가 잘 맞게 됐더라도 13세가 될 때까지는 앞좌석이 아니라 뒷좌석에 앉힙니다.
가족이 자주 놓치는 실수는 무엇일까요?
손을 쓴 것 같은데 효과가 반쯤 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집에서 흔히 보이는 모습을 모아 봤습니다.
- 수건걸이를 손잡이로 쓰기 — 몸무게를 버티지 못해 넘어지는 순간 빠집니다. 손잡이를 따로 달아야 합니다.
- 계단 난간을 한쪽에만 두기 — 양쪽에 있어야 오르내릴 때 늘 붙잡을 곳이 있습니다.
- 안전문을 계단 위에만 달기 — 어린아이가 있으면 위와 아래 모두 달아야 합니다.
- 누진 렌즈 안경 하나로 바깥 걷기 — 거리감이 흐려질 수 있어 원거리 전용 안경을 생각해 봅니다.
- 영양제는 약이 아니라고 빼고 상담하기 — 보충제도 어지럼이나 졸음을 일으킬 수 있어 함께 확인받습니다.
- 뒤보기 카시트를 조수석에 두기 — 에어백 때문에 절대 안 됩니다.
이 목록을 휴대전화에 저장해 두고 부모님 댁이나 우리 집을 한 바퀴 돌며 하나씩 지워 나가 보세요. 한나절이면 대부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노인 낙상은 대부분 집 안에서, 그것도 평소 생활하다가 일어납니다. 바닥 정리와 욕실·변기 옆 손잡이, 계단 양쪽 난간, 밝은 조명부터 챙기고 약과 시력, 근력을 함께 점검하면 됩니다.
어린 자녀까지 있는 집이라면 창문 보호대와 계단 위아래 안전문을 더합니다. 밖에서는 헬멧과 나이에 맞는 카시트를 쓰고, 13세까지 뒷좌석에 앉히는 규칙을 지키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안전 정보입니다. 부모님의 낙상 위험이나 약 문제는 담당 의사나 약사에게 확인받고, 넘어진 뒤 상태가 심상치 않으면 바로 119에 연락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