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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다나오 분쟁과 방사모로, 모로족은 왜 싸웠고 지금은 어떤가

민다나오 무슬림 분쟁이 땅 문제에서 어떻게 시작됐는지, MNLF·MILF 평화협정과 방사모로 자치구 출범, 2026년 첫 의회 선거와 무장해제 상황까지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역사쌤알려줌 편집팀

· 10분 분량

2026년 10월 25일 기준

모스크와 어선이 있는 민다나오 해안 마을 풍경

민다나오 분쟁은 땅과 권력을 잃은 무슬림 주민(모로족)이 자치와 독립을 요구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지금은 싸움의 무대가 총에서 선거로 옮겨 가는 중입니다. 가장 큰 반군이던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은 정부와 평화협정을 맺었습니다. 그 뒤 방사모로 자치구가 생겼고, 2026년 9월에는 자치 의회 선거가 처음 치러졌습니다. 다만 반군 무장해제가 다 끝나지 않았고 작은 무장 조직도 남아 있어서, 분쟁이 끝났다고 말하기는 아직 이릅니다.

민다나오 분쟁은 왜 시작됐나요?

출발점은 땅입니다. 필리핀 남쪽 민다나오섬과 술루 제도에는 이슬람을 믿는 주민과 루마드족이라 불리는 원주민이 살고 있었습니다. 스페인이 이 지역에 군대를 보내 원정을 벌이면서 무슬림과 원주민 공동체가 땅을 빼앗기기 시작했습니다.

흐름이 크게 바뀐 건 미국 식민 통치기입니다. 1920년대부터 미국 식민정부는 필리핀 북부의 기독교인들을 민다나오로 옮겨 살게 하는 정책을 폈습니다. 독립한 뒤에는 필리핀 정부도 이 정책을 이어 갔습니다. 그래서 1970년대가 되자 민다나오의 기독교인 수가 모로족과 루마드족을 합친 수보다 많아졌습니다.

인구만 바뀐 게 아니었습니다. 새로 들어온 기독교인 정착민이 경제와 정치 권력을 쥐게 됐습니다. 이 불평등은 1960년대 시작된 모로 무슬림 반군 봉기의 배경으로 꼽힙니다.

스페인은 주로 군사 원정으로 땅을 빼앗았습니다. 대규모 이주는 미국 식민기와 독립 이후의 일입니다. 분쟁의 뿌리는 수백 년 전에 있지만, 갈등이 폭발할 만큼 쌓인 건 20세기 들어서인 셈입니다.

MNLF와 MILF는 어떻게 다를까요?

불씨가 된 사건은 1968년 자비다 학살입니다. 이 사건 뒤 무슬림 독립운동이 생겼고, 누르 미수아리가 그 흐름 속에서 모로민족해방전선(MNLF)을 세웠습니다. 결성 시점은 1972년 10월 21일로 보는 견해와 자비다 사건 직후인 1969년으로 보는 견해가 있습니다.

MNLF는 무장투쟁을 벌이면서 정부와 협상도 했습니다. 1976년 리비아 트리폴리에서 첫 협정을 맺었고, 1996년에는 라모스 정부와 최종평화협정을 맺었습니다. 그 사이 1977년에 살라마트 하심이 MNLF에서 갈라져 나와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을 세웠습니다. MILF는 2014년에 정부와 따로 평화협정을 맺었습니다.

헷갈린다면 이렇게 기억하면 됩니다. MNLF는 먼저 생겨 먼저 협정을 맺은 조직이고, MILF는 거기서 갈라져 나와 지금의 방사모로 자치구를 만든 조직입니다.

민다나오 뉴스에 자주 나오는 아부 사야프까지 묶어 보면 아래 표와 같습니다.

조직 생긴 해 세운 사람 정부와의 관계
모로민족해방전선(MNLF) 1972년(1969년설도 있음) 누르 미수아리 1996년 최종평화협정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 1977년 살라마트 하심 2014년 포괄협정, 자치구 주도
아부 사야프 1991년 압두라자크 잔잘라니 협상 대상이 아닌 무장 조직

앞의 두 조직은 자치를 놓고 정부와 협상하는 상대가 됐습니다. 아부 사야프는 성격이 달라서 아래에서 따로 설명합니다.

방사모로 자치구는 어떤 과정을 거쳐 생겼나요?

MILF와의 협상은 두 단계로 마무리됐습니다. 2012년에 큰 틀을 정한 방사모로 기본협정을 맺었고, 2014년 3월 27일에는 세부 내용을 담은 방사모로 포괄협정에 서명했습니다.

그런데 협정만으로 자치구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정부와 반군이 약속한 내용을 실제 행정구역으로 만들려면 법이 필요하고, 그 지역 주민의 동의도 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다음 순서를 밟았습니다.

  1. 방사모로 기본법 서명 — 2018년 7월 27일 두테르테 대통령 서명(공화국법 제11054호)
  2. 주민투표 두 차례 — 2019년 1월 21일과 2월 6일에 투표
  3. 비준 선언 — 2019년 1월 21일 투표 뒤인 1월 25일, 선거관리위원회가 법이 비준된 것으로 본다고 발표(2월 6일 투표는 그 뒤 추가로 진행)
  4. 자치구 출범 — 2019년 3월 29일 코타바토시에서 방사모로 자치구(BARMM) 공식 출범

1월 주민투표에서 기존 무슬림 자치구(ARMM) 지역 전체 결과는 찬성 1,540,017표, 반대 198,750표였습니다. 찬성이 반대의 7배가 넘었으니, 이 지역 주민 대다수가 새 자치구를 원한 셈입니다.

1968년 자비다 사건부터 2019년 방사모로 자치구 출범까지 평화 과정의 단계
모로 평화 과정 흐름

출범 직후 자치구는 선거로 뽑힌 의회가 아니라 임시 정부가 이끌었습니다. 원래는 2022년 5월에 첫 의회 선거를 치를 계획이었는데, 선거가 여러 번 미뤄지면서 임시 체제가 7년 넘게 이어졌습니다.

방사모로 첫 의회 선거는 어떻게 끝났나요?

선거가 미뤄진 과정을 날짜순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 2022년 5월 → 2025년 5월로 연기
  • 2025년 5월 → 2025년 10월 13일로 연기
  • 2025년 10월 1일, 대법원이 방사모로 선거구 획정법을 무효로 판결 → 10월 선거 다시 연기, 2026년 3월 30일로
  • 2026년 1월 28일, 선관위가 3월 30일 선거를 미룸
  • 2026년 3월 25일 서명된 법(공화국법 제12317호)으로 9월 14일로 확정

그사이 영토도 줄었습니다. 2019년 주민투표에서 술루주는 다수가 반대했는데도 자치구에 들어갔습니다. 2024년 9월 대법원이 이렇게 술루를 넣은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결하면서, 술루는 방사모로 자치구에서 빠졌습니다.

선거는 2026년 9월 14일에 치러졌습니다.

  • 의석 정원: 80석
  • 등록 유권자: 2,393,202명
  • 투표한 사람: 2,018,478명
  • 투표율: 84.36%

어느 정당도 과반인 41석을 넘기지 못했고, 의석은 이렇게 나뉘었습니다.

  • 방사모로연방당(BFP): 31석 — 마카쿠아 임시 수석장관이 이끄는 정당
  • 통합방사모로정의당(UBJP): 30석 — 무라드 에브라힘이 이끄는 MILF 계열 정당
  • BARMM 대연합: 15석

평화협정의 주인공인 MILF 계열 정당이 1위를 하지 못한 것이 눈에 띕니다. 어느 쪽이든 다른 정당과 손을 잡아야 자치 정부를 꾸릴 수 있습니다. 새 의회는 10월 30일 출범할 예정이며, 첫 회기에서 자치 정부를 이끄는 수석장관과 의회 의장을 뽑습니다.

MILF 무장해제는 얼마나 진행됐나요?

평화협정에는 MILF가 총을 내려놓는다는 약속이 들어 있습니다. 전투원이 무기를 반납하고 군인 신분을 내려놓은 뒤 일반 주민으로 돌아가게 하는 절차가 무장해제(decommissioning)입니다. 대상은 MILF 무장조직인 방사모로이슬람군(BIAF) 약 4만 명입니다.

2025년 7월 기준으로 전투원 26,132명과 무기 4,625정이 이 절차를 마쳤습니다. 남은 것은 마지막 4단계로, 전투원 1만 4천 명과 무기 2,450정이 대상입니다.

문제는 이 4단계가 여러 차례 미뤄졌다는 점입니다. 2025년 7월 정부는 MILF가 마지막 단계를 또 늦췄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연기가 되풀이되는 동안 4단계에 배정된 예산 약 7억 8,800만 페소는 쓰이지 못하고 국고로 돌아갔습니다.

숫자로 보면 전체의 3분의 2쯤은 끝났지만, 가장 큰 덩어리가 남아 있는 셈입니다. 2025년 7월 기준으로 협정을 맺은 반군 조직 안에 무장해제를 마치지 않은 전투원이 1만 명 넘게 남아 있었다는 뜻입니다.

협상 밖에 남은 무장 조직, 아부 사야프는?

평화협정을 맺은 MILF와 별개로,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은 무장 조직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곳이 아부 사야프입니다. 1991년 압두라자크 잔잘라니가 MNLF 출신 대원들을 모아 만든 조직입니다.

이 조직의 세력은 크게 줄었습니다. 2023년 9월 6일에는 술루주 평화질서위원회가 술루주에서 아부 사야프가 사라졌다고 선언했습니다. 군이 근거로 든 것은 조직원 966명의 투항과 총기 559정 회수였습니다. 다만 바실란 등 일부 지역에서는 남은 세력이 여전히 활동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지금 민다나오의 불안 요소는 세 갈래로 나눌 수 있습니다.

  • 아부 사야프처럼 협상 밖에 있는 조직의 잔존 세력
  • 2025년 7월 기준 무장해제를 마치지 않은 MILF 전투원

마무리

민다나오 분쟁은 식민 시대부터 이어진 땅과 권력 문제에서 시작됐습니다. 그 뒤 MNLF·MILF와의 평화협정과 2019년 방사모로 자치구 출범을 거쳐 2026년 첫 의회 선거까지 왔습니다. 뉴스를 따라가려면 두 가지를 지켜보면 됩니다. 10월 30일 새 의회가 누구를 수석장관으로 뽑는지, 그리고 미뤄진 MILF 무장해제 4단계가 다시 시작되는지입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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