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넛 자체가 안 팔리게 된 건 아닙니다. 미국 소매점의 도넛 매출은 최근에도 소폭이나마 늘었습니다. 그런데 던킨은 간판에서 도넛을 지웠고 크리스피크림은 맥도날드 제휴를 끊었습니다. 노티드는 2025년 다시 영업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이 글은 건강 유행·원가 급등·비만 치료제 전망이라는 바깥 변화와, 세 브랜드가 각자 고른 사업 방식을 차례로 살펴봅니다.
던킨·크리스피크림·노티드는 지금 어떤가요?
세 브랜드의 사정은 겉보기엔 다르지만, 공통점은 "도넛을 파는 방식"에 손을 대야 했다는 것입니다. 던킨은 이름을 바꿨고, 크리스피크림은 매장과 공급망을 줄였으며, 노티드는 투자자를 찾고 있습니다.
| 브랜드 | 무슨 일이 있었나 | 숫자로 보면 |
|---|---|---|
| 던킨 | 2018년 9월 이름에서 '도너츠'를 빼겠다고 발표, 2019년 1월 적용. 음료 중심 브랜드 선언 | 발표 당시 매출의 60%가 커피 등 음료 |
| 크리스피크림 | 2025년 5월 배당 중단·연간 전망 철회, 2025년 7월 2일 맥도날드 제휴 종료, 매장 폐점 | 2025년 2분기 순손실 4억 4,110만 달러 |
| 노티드(운영사 GFFG) | 2025년 매출 급감, 영업 적자 전환, 외부감사인이 회사 존속에 의문 제기 | 2025년 매출 501억 원(전년 대비 -20.4%), 당기순손실 156억 원 |
던킨은 이름을 바꾸던 그 순간에도 미국 1위 도넛 판매 회사였고, 한 해에 도넛과 먼치킨을 29억 개 넘게 팔았습니다. 도넛이 안 팔려서가 아니라 커피가 더 많이 팔려서 간판을 바꾼 셈입니다. 던킨이 내세운 목표는 음료가 중심이 되는 테이크아웃 브랜드였습니다.
크리스피크림의 2025년은 숫자가 거칠었습니다. 1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15.3% 줄고 3,330만 달러 손실이 나자 회사는 분기 배당을 멈추고 연간 전망을 거둬들였습니다. 발표 당일 주가는 장중 약 28% 떨어졌습니다. 2분기 순손실 4억 4,110만 달러는 더 커 보입니다. 하지만 그중 4억 690만 달러는 앞으로 벌 수 있다고 봤던 가치를 장부에서 깎아 낸 비용입니다. 이런 비용을 손상차손이라 하는데, 실제로 현금이 빠져나간 돈은 아닙니다.
노티드는 2024년에 영업이익 4억 7,000만 원으로 간신히 흑자를 냈습니다. 그러다 2025년에는 85억~86억 원 영업손실로 돌아섰습니다. 투자를 검토한 쪽이 매장을 직접 돌아봤을 때 피크 시간에도 예전 같은 줄은 없었습니다.

2004년 저탄수화물 유행이 남긴 상처는?
도넛 브랜드가 건강 유행에 처음 크게 데인 때는 2004년입니다. 그해 5월 크리스피크림은 2000년 상장 뒤 처음으로 실적 경고를 내고 연간 이익 전망을 10% 낮췄습니다. 원인으로 꼽힌 것은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에 소비자 관심이 커진 점이었습니다. 밀가루와 설탕이 주재료인 도넛은 탄수화물을 끊는 유행의 정면에 서 있었습니다.
그 뒤 크리스피크림 미국 매장은 2004년 338개에서 2009년 224개로 줄었습니다. 5년 사이 3분의 1이 사라진 셈입니다. 다만 이 숫자는 크리스피크림 한 회사의 위축이지, 도넛이라는 음식 전체가 그때부터 계속 내리막이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2022년 원가 급등은 재료비를 얼마나 올렸나요?
도넛은 밀가루를 반죽해 기름에 튀기고 설탕을 입히는 음식입니다. 2022년 3월에는 그 세 가지 재료 값이 한 달 사이에 동시에 뛰었습니다. 세계 식량 가격을 한 숫자로 보여 주는 FAO 세계식량가격지수는 그달 159.3포인트로 전월보다 12.6% 올랐습니다. 1990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였습니다.
| 품목 지수 | 2022년 3월, 전월 대비 상승률 |
|---|---|
| 식물성 기름(튀김 기름) | 23.2% |
| 곡물(밀가루) | 17.1% |
| 설탕 | 6.7% |
| 식량 전체 | 12.6% |
튀김 기름이 한 달에 23% 넘게 오르면 도넛 가게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재료비를 그대로 떠안거나 값을 올리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크리스피크림이 2025년에 맥도날드 공급을 끝내며 든 이유도 결국 비용이었습니다. 매장 한 곳당 팔리는 양에 맞춰 운영비를 낮추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약 2,400개 맥도날드 공급 지점에서 2025년 3분기에 철수했습니다.
비만 치료제가 빵류 수요를 줄일까요?
여기서 "요즘 뉴스에 나오는 비만 치료제도 영향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2035년까지 미국에서 비만 치료제를 쓰는 사람은 2,400만 명(인구의 약 7%)에 이를 것으로 2023년에 추정됐습니다. 그 영향으로 베이커리와 짭짤한 스낵 소비가 3% 줄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2004년의 저탄수화물 유행은 "먹지 말자"는 의지의 문제였습니다. 반면 비만 치료제는 먹고 싶은 마음 자체를 줄인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릅니다.
도넛 자체가 안 팔리는 걸까요?
브랜드 위기와 도넛이라는 음식의 인기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미국 소매점의 도넛 매출은 2024년 12월 1일까지 52주 동안 금액 기준으로 1.1% 늘었습니다. 마트 안 베이커리 코너에서 파는 도넛이 3.8% 늘며 전체를 끌어올렸습니다. 2025년 10월 5일까지 52주에도 베이커리 코너 도넛은 소폭 증가했습니다.
즉, 적어도 미국 소매점에서는 사람들이 여전히 도넛을 사 먹고 있습니다.
세 브랜드는 앞으로 어디로 갈까요?
던킨은 이미 답을 냈습니다. 2018년 발표 때 콜드브루·니트로 커피·아이스티를 강화하고 냉음료 8구 탭 시스템을 함께 내놓았습니다. 도넛은 팔되 간판과 매장의 중심은 음료에 두기로 한 것입니다.
크리스피크림은 몸집을 줄이는 중입니다. 도넛을 직접 굽는 생산 매장(허브)과 판매 접점이 모두 줄었습니다.
- 미국 생산 매장: 2025년 1분기 240개 → 2026년 1분기 166개 → 2026년 6월 28일 기준 160개
- 전 세계 판매 접점: 18,113개 → 15,665개(13.5% 감소)
- 2026년 3월: 일본 사업과 미국 서부 합작사를 직영에서 가맹 사업자 운영으로 넘김(재프랜차이즈)
그 결과 2026년 2분기 매출은 3억 3,100만 달러로 12.8% 줄었지만 순손실은 1,980만 달러로 좁혀졌습니다. 연간 매출 전망 12억 5,000만~13억 5,000만 달러는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줄이기만 하는 건 아닙니다. 2025년 말 미국 매장 350개 수준이던 크리스피크림은 2026년 10월 뉴욕권에 5년 동안 33개를 새로 여는 가맹 계약을 발표했습니다. 본사가 직접 공장을 돌리고 배달하던 방식에서, 가맹점이 자기 동네에서 파는 방식으로 무게를 옮기는 흐름입니다.
노티드는 아직 방향을 정하지 못한 쪽에 가깝습니다. 운영사 GFFG는 2022년 300억 원 투자를 받을 때 기업가치가 약 3,000억 원이었는데 최근에는 800억 원대로 거론됩니다. 2024년 말에는 다운타우너 지분 80%를 약 80억 원에 팔았습니다. 노티드를 앞세워 미국에 1·2호점을 냈지만 재무 부담으로 추가 출점은 멈춰 있습니다.
2025년 결산에서는 1년 안에 갚아야 할 빚이 1년 안에 현금화할 자산보다 약 91억 원 많았습니다. 그래서 외부감사인이 회사가 계속 굴러갈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쌓인 결손금은 191억 원, 자본총계는 11억 원대까지 줄었습니다.
결국 도넛보다 파는 방식이 문제였습니다
미국 소매점의 도넛 매출은 줄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 2004년 저탄수화물 유행과 비만 치료제 확산 전망이 단 빵류에 부담을 주었고, 2022년에는 재료비가 크게 올랐습니다. 던킨은 일찍이 커피로 중심을 옮겼고, 크리스피크림은 공장과 매장을 줄이며 손실을 좁히는 중입니다. 노티드는 아직 투자자와 방향을 찾고 있습니다.
앞으로 동네 도넛 가게가 어떻게 될지 가늠하려면 "도넛이 팔리나"보다 "그 가게가 어디서 어떻게 파나"를 보면 됩니다.
출처
- Welcome to Dunkin': Dunkin' Donuts Reveals New Brand Identity (2018-09-26)
- Just 'Dunkin': Dunkin' Donuts to change its name, AP/FOX9 (2018-09-25)
- Dunkin' Drops 'Donuts' From Its Name, WBUR (2018-09-25)
- Krispy Kreme cuts outlook, blames low-carb diets, Reuters/NBC News (2004-05-07)
- Krispy Kreme targets shop growth in New York, Nation's Restaurant News (2026-10-13)
- FAO Food Price Index posts significant leap in March, FAO (2022-04-08)
- Krispy Kreme suspends dividend, pulls outlook, Dow Jones/MarketWatch (2025-05-08)
- Krispy Kreme Reports Second Quarter 2025 Financial Results, SEC 8-K Exhibit 99.1 (2025-08-07)
- Krispy Kreme 2Q26 8-K 요약, StockTitan (2026-08-06)
- Krispy Kreme Reports First Quarter 2026 Financial Results, Business Wire/Morningstar (2026-05-07)
- GFFG 2025년 실적 관련 기사, 더벨 (2026-06-01)
- GFFG 계속기업 의문·투자 유치 관련 기사, 뉴스톱 (2026-04-29)
- Big Food vs. Big Pharma: companies bet on snacking as weight-loss drugs boom, CNBC/NBC LA (2023-10-01)
- Donuts in the driver's seat of sweet goods category, Baking Business/Circana (2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