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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킨도너츠가 '던킨'이 된 이유, 간판에서 도넛을 지운 속사정

던킨도너츠는 2019년 1월 이름을 '던킨'으로 바꿨습니다. 미국 매장 매출의 약 58%가 커피 등 음료라서 음료 중심 브랜드로 가기 위해서였고, 한국 던킨도 2020년 초 '도너츠'를 뗐습니다.

머니쌤알려줌 편집팀

· 8분 분량

2026년 10월 28일 기준

2019년 1월 '던킨도너츠' 로고가 '던킨' 로고로 바뀐 전후 비교, 분홍·주황 색상은 그대로

던킨도너츠는 2019년부터 공식 이름이 '던킨'입니다. 도넛을 그만 팔아서가 아니라, 매장에서 버는 돈의 절반 넘게가 이미 커피 같은 음료에서 나오고 있어서였습니다. 간판과 컵에서 '도너츠'가 사라진 건 회사가 스스로를 '도넛 가게'가 아니라 '음료를 들고 나가는 가게'로 다시 정한 결과입니다.

던킨도너츠는 언제 '던킨'이 됐나요?

새 이름은 2018년 9월 26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캔턴에서 열린 세계 가맹점주 대회에서 처음 공개됐습니다. 그리고 2019년 1월 공식 적용과 함께 포장·광고·웹사이트·SNS 채널에 '던킨' 로고가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발표 당시 던킨도너츠의 매장은 46개국 12,600개가 넘었습니다.

다만 모든 매장 간판이 하루아침에 바뀐 건 아닙니다. 간판은 미국에서 새로 열거나 리모델링하는 매장부터 달고, 해외 매장은 그 뒤에 차례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바뀐 건 글자뿐입니다. 1973년부터 써 온 분홍·주황 색상과 서체는 그대로 남겼습니다. 이름은 단순하게 바꾸되 오래된 전통에는 예의를 지키겠다는 뜻이었습니다. 새 디자인은 JKR, BBDO 뉴욕, 아크 월드와이드 세 회사가 함께 만들었습니다. 발표 전 1년 동안은 차세대 디자인 매장 간판에서 미리 시험해 보기도 했습니다.

던킨은 왜 이름에서 도넛을 뺐을까요?

회사가 밝힌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음료가 이끄는, 들고 다니는(on-the-go) 브랜드'가 되겠다는 목표입니다. 다른 하나는 손님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브랜드를 그냥 '던킨'이라고 불러 왔다는 현실이었습니다. 당시 최고마케팅책임자 토니 와이즈먼은 이름을 단순하고 현대적으로 만드는 작업이라고 했습니다. CEO 데이비드 호프먼은 새 이름을 회사의 '성장 청사진' 가운데 하나로 꼽았습니다.

말보다 숫자가 분명합니다. 2018 회계연도 던킨 미국 매장 매출의 약 58%가 커피를 비롯한 음료에서 나왔습니다. 도넛을 파는 가게인데 열 중 여섯에 가까운 돈이 음료에서 나오고 있었던 셈입니다. 던킨 스스로도 1980년대 후반부터는 커피와 음료 중심이었다고 봅니다.

리브랜딩을 발표한 2018년 실적도 음료가 끌었습니다. 아이스커피, 프로즌 음료, 에스프레소 음료가 같은 매장 매출을 키운 주된 동력이었습니다.

회계연도 던킨 브랜즈 총매출 비고
2016년 12억 4,836만 달러 광고기금 수입 포함 기준
2017년 12억 7,555만 달러 광고기금 수입 포함 기준
2018년 13억 2,162만 달러 전년보다 4,610만 달러(3.6%) 증가

2018년 12월 29일 기준 던킨 매장은 전 세계 12,871개였는데, 미국이 9,419개, 해외가 3,452개였습니다. 간판을 바꾸는 순간에도 던킨은 이미 커피로 돈을 버는 회사였고, 이름은 그 사실을 뒤늦게 인정한 것입니다.

커피 트럭에서 시작된 창업 이야기

던킨의 출발점도 사실은 커피였습니다. 창업자 빌 로젠버그는 1940년대에 군용 잉여 차량을 고친 '캔틴 트럭'을 몰고 공장과 공사 현장, 조선소를 돌았습니다. 노동자들에게 커피와 점심을 팔았는데, 번 돈의 큰 몫이 커피와 도넛에서 나왔습니다.

그래서 로젠버그는 매사추세츠주 퀸시에 가게를 냈습니다. 처음 이름은 '오픈 케틀(Open Kettle)'이었고, 2년 뒤 '던킨도너츠'로 바꿨습니다. 회사는 1950년을 창업 연도로 삼습니다. 개업 무렵 가격은 도넛 하나 5센트, 커피 한 잔 10센트였습니다.

매사추세츠주 퀸시에 있는 던킨도너츠 1호점 매장 외관
매사추세츠주 퀸시의 던킨도너츠 1호점 · 출처: Shinya Suzuki (Flickr: shinya)

1955년 로젠버그는 매사추세츠주 우스터를 시작으로 다른 사람에게 가맹점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1만 개 넘는 매장으로 이어진 프랜차이즈의 출발입니다. 로젠버그는 2002년 9월 86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1940년대 캔틴 트럭, 1948~1950년 오픈 케틀과 던킨도너츠 개명, 1955년 가맹 시작, 1973년 분홍·주황 서체, 2018년 9월 새 이름 발표, 2019년 1월 던킨 적용, 2020년 초 한국 던킨 론칭
던킨 이름 변천 순서

한국 던킨도 '던킨'으로 바뀌었나요?

한국 던킨도 '도너츠'를 뗐는데, 미국보다 한 해쯤 늦었습니다. 한국 던킨을 운영하는 비알코리아는 2019년 1월 가맹점주 정책설명회에서 '던킨'으로 이름을 바꾸는 안을 논의했습니다. 그리고 2020년 초 '뉴던킨 프로젝트'의 첫 단계로 새 이름 '던킨'을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한국이 내세운 방향은 미국과 결이 다릅니다. 미국이 '음료 중심'을 앞세웠다면, 한국은 도넛 쪽에 힘을 실었습니다. 도넛 품질을 끌어올려 고급화하고, '든든한 한 끼'를 뜻하는 스낵킹 콘셉트를 강화하겠다는 방향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커피를 놓은 것도 아닙니다. 던킨 에스프레소, 첼시바이브, 롱비치블루에 이어 2020년 여름 센트럴 파크 원두를 더해 커피 원두 종류도 넓혔습니다. 2019년 설명회에서 내놓은 신제품 목록도 커피·음료, 도넛, 핫 샌드위치 순이었습니다.

한국은 던킨의 해외 시장 가운데 가장 큰 곳입니다. 비알코리아는 1985년 SPC그룹과 앨라이드도메크가 배스킨라빈스를 들여오려고 함께 세운 회사입니다. 던킨도너츠 영업은 1994년 이태원 1호점으로 시작했습니다. 2010년 초에는 매장 수와 매출에서 미국 다음인 세계 2위였습니다. 2018 회계연도에는 한국이 던킨 브랜즈 해외 매출의 약 38%를 차지해 나라별 1위에 올랐습니다.

시점 한국 던킨 매장 수 해외 순위
2018년 말 688개 (배스킨라빈스 1,376개) 해외 매출 비중 약 38%, 나라별 1위
2024년 3월 약 900개 필리핀 800개, 사우디아라비아 600개보다 많아 1위

한국 던킨은 같은 이름을 쓰되 리브랜딩 방향은 미국과 다르게 잡은 셈입니다.

이름을 바꾼 뒤 어떤 회사가 됐나요?

이름을 바꾼 이듬해인 2020년, 던킨 브랜즈는 인스파이어 브랜즈에 113억 달러에 팔렸습니다. 지금 던킨은 전 세계 39개국에서 14,000여 개 매장을 운영합니다.

그러니 '던킨'이라는 이름이 도넛을 포기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도넛은 여전히 팔지만, 회사가 손님에게 새기고 싶은 첫 번째 상품이 도넛에서 손에 든 커피로 옮겨 갔다는 선언입니다.

결국 커피가 도넛을 간판에서 밀어냈습니다

던킨은 트럭에서 커피와 도넛을 팔던 1940년대부터 커피 장사였고, 1980년대 후반부터는 스스로 음료 중심 브랜드라고 여겼습니다. 2019년 1월 '도너츠'를 뗀 건 매출의 절반 넘게가 음료인 현실에 이름을 맞춘 것입니다. 한국 던킨은 2020년 초 같은 이름을 쓰되 도넛 고급화와 한 끼 간식에 무게를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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