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 질병·증상

감초차가 혈압을 올리는 이유, 조심해야 할 사람

감초차 속 글리시리진은 몸에 소금과 물을 붙잡아 두고 칼륨을 내보내서 혈압을 올릴 수 있습니다. 한 잔에 든 양, 하루 상한, 고혈압·신장 질환자와 약 먹는 사람이 조심할 점, 끊어야 할 증상을 정리했습니다.

튼튼쌤알려줌 편집팀

· 10분 분량

2026년 10월 27일 기준

감초 뿌리 조각 옆에 놓인 감초차 한 잔과 가정용 혈압계

고혈압이나 심장·신장 질환이 있다면 감초차는 끊거나 줄이는 편이 안전합니다. 감초에 든 글리시리진이라는 성분 때문에 몸이 소금과 물은 붙잡고 칼륨은 내보내서 혈압이 오를 수 있습니다. 혈압이 정상인 사람도 매일 여러 잔 마시면 마찬가지입니다.

감초차를 마시면 왜 혈압이 오를까요?

감초에 든 글리시리진이라는 성분은 몸속 소금(나트륨)과 칼륨의 균형을 흔듭니다. 소금이 몸에 많이 남으면 물도 같이 남고, 그만큼 혈관 속 피의 양이 늘어 혈압이 오릅니다.

신장 속 '문지기'에 빗대면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기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신장에는 소금을 붙잡아 두라고 신호를 보내는 스위치가 있고, 원래 이 스위치는 알도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이 누릅니다. 그런데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도 이 스위치를 누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신장에서는 코르티솔이 스위치에 닿기 전에 힘없는 형태(코르티손)로 바꿔 버리는 효소가 문지기 노릇을 합니다.

글리시리진은 몸에서 분해되면서 바로 이 문지기 효소를 막습니다. 문지기가 손을 놓으면 코르티솔이 그대로 스위치를 누르고, 신장은 소금을 계속 붙잡는 대신 칼륨을 소변으로 흘려보냅니다. 몸에서는 알도스테론이 넘칠 때와 똑같은 일이 벌어지지만 실제로는 알도스테론이 많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가성알도스테론증(가짜 알도스테론 과잉)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글리시리진이 신장 효소를 막아 소금은 붙잡고 칼륨은 내보내 혈압이 오르는 과정
감초차가 혈압을 올리는 과정

가성알도스테론증이 생기면 다리나 발이 붓고, 혈압이 오르고, 혈액 속 칼륨이 떨어집니다. 칼륨이 지나치게 떨어진 상태를 저칼륨혈증이라고 하는데, 칼륨은 근육과 심장이 제대로 움직이는 데 꼭 필요한 성분입니다. 그래서 심하면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지는 부정맥이 오고, 드물게는 목숨을 위협하는 부정맥이나 심정지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감초차의 위험이 "혈압이 조금 오른다"에서 끝나지 않고 심장 리듬 문제로 번질 수 있는 이유입니다.

감초차 한 잔에 글리시리진은 얼마나 들어 있나요?

영국에서 시판 감초차를 조사했을 때 글리시리진은 1리터당 평균 126mg이 들어 있었고, 머그컵 한 잔(250ml)으로 따지면 약 31mg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안전하다고 보는 하루 상한은 글리시리진 100mg입니다.

이 평균값으로 잔 수별 양을 따져 보면 하루 몇 잔에서 상한에 가까워지는지 보입니다.

하루에 마시는 양(250ml 기준) 글리시리진(평균값 계산) 하루 상한 100mg과 비교
1잔 약 31mg 약 3분의 1
2잔 약 62mg 상한의 절반을 넘음
3잔 약 93mg 상한에 거의 닿음
4잔 약 124mg 상한을 넘음

예를 들어 아침, 점심, 저녁에 한 잔씩 감초차를 마신다면 평균값으로만 계산해도 하루 상한 가까이 먹는 셈입니다. 감초를 우린 물을 보리차처럼 물 대신 하루 종일 마신다면 상한을 훌쩍 넘길 수 있습니다.

다만 이 표는 어디까지나 평균입니다. 감초차와 감초 사탕은 제품마다 글리시리진 양이 크게 다른데, 포장만 보고 그 양을 알 방법은 사실상 없습니다.

100mg이 모두에게 안전선이라는 뜻도 아닙니다.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 감초 3.3g(글리시리진 100mg)을 매일 2주 동안 먹게 한 소규모 연구에서도 혈압이 올랐고, 민감한 사람은 이보다 적은 양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하루 세 잔까지는 괜찮다"처럼 잔 수로 선을 긋기보다는 매일 마시는 습관 자체를 점검하는 편이 맞습니다.

특히 조심해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요?

아래에 드는 사람은 글리시리진 때문에 탈이 날 위험이 더 큽니다.

  • 고혈압이 있는 사람 — 이미 높은 혈압이 더 오르고, 먹고 있는 혈압약 효과도 떨어질 수 있음
  • 심장 질환이 있는 사람 — 칼륨이 떨어지면 심장 리듬이 흔들리기 쉬움
  • 신장 질환이 있는 사람 — 소금·물·칼륨을 조절하는 곳이 바로 신장이라 위험군
  • 평소 짜게 먹는 사람 — 들어오는 소금이 많은 상태에서 신장이 소금을 더 붙잡게 됨
  • 나이가 많은 사람 — 나이가 들수록 신장의 문지기 효소 기능이 약해져 같은 양에도 영향을 더 받음
  • 혈액 속 알부민이 낮은 사람 — 알부민은 피 속 단백질로, 수치가 낮으면 몸에서 실제로 작용하는 글리시리진 성분이 늘어남. 검사에서 알부민이 낮다는 말을 들었다면 조심하세요.
  • 임신 중인 사람 — 임신 중에는 감초를 먹지 않도록 권고

양과 기간도 위험을 키워서, 많이 먹을수록 그리고 30일을 넘겨 오래 먹을수록 가성알도스테론증이 잘 생깁니다. 겨울 내내 매일 감초차를 마시는 습관이 한두 번 마시는 것보다 위험한 이유입니다.

고혈압이 있다면 감초는 피하거나 줄이는 것이 맞습니다. 혈압을 관리하고 있다면 감초차는 기본적으로 마시지 않는 음료로 두고, 꼭 마시고 싶을 때는 주치의와 먼저 상의하세요.

그렇다면 혈압이 정상인 사람은 괜찮을까요? 고혈압이 없어도 감초차를 규칙적으로 마시면 혈압이 오를 위험이 있는데, 앞에서 본 2주짜리 연구도 젊고 건강한 사람이 대상이었습니다. 가끔 한 잔은 큰 문제가 아니지만, 매일 습관처럼 마시고 있다면 혈압을 한 번 재 보세요.

혈압약·이뇨제·스테로이드를 먹으면 왜 더 위험할까요?

감초는 몇몇 약과 부딪히기 때문에, 약을 먹고 있다면 감초차를 "음료"가 아니라 약과 함께 따져 볼 성분으로 봐야 합니다.

혈압약을 먹는 사람은 약효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혈압약은 혈압을 내리려고 먹는데, 감초는 몸에 소금과 물을 붙잡아 반대 방향으로 밀어붙이기 때문입니다. 약을 꼬박꼬박 먹는데도 혈압이 잘 안 잡힌다면 감초차를 매일 마시고 있지 않은지 떠올려 보세요.

이뇨제는 더 조심해야 합니다. 혈압약으로 흔히 쓰는 이뇨제 가운데 티아지드 계열과 루프 계열은 그 자체로 칼륨을 소변으로 빼냅니다. 여기에 감초까지 칼륨을 내보내면 칼륨이 이중으로 빠져나가 저칼륨혈증 위험이 커집니다. 그래서 칼륨을 배출시키는 이뇨제를 먹는 사람은 감초를 피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디곡신은 심부전이나 부정맥에 쓰는 심장약으로, 이 약을 먹는 사람도 감초를 피해야 합니다.

스테로이드제(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먹는 사람은 감초 때문에 스테로이드 부작용이 커질 수 있습니다. 피를 묽게 하는 약인 와파린도 감초와 함께 먹으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병원이나 약국에서 약을 받을 때 "감초차를 자주 마신다"고 한마디 해 두세요. 한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을 함께 먹는다면 성분표에 감초가 있는지 보고 같이 알려 주는 편이 안전합니다.

칼륨이 떨어지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감초차를 자주 마시는데 아래 같은 변화가 있으면 감초를 의심해 볼 만합니다.

  • 발목이나 다리 부기
  • 평소보다 높게 나오는 혈압
  • 팔다리 힘이 빠지거나 근육이 약해진 느낌
  • 몸이 처지고 무기력한 상태
  • 가슴 두근거림이나 불규칙한 심장 박동

감초를 많이 먹은 뒤 심장 박동이 이상하거나 근력이 약해지면 바로 감초를 끊고 의료진에게 연락해야 합니다. 병원에서는 혈압과 함께 혈액 속 칼륨 수치를 확인할 수 있으니, 진료할 때 감초차를 얼마나, 얼마 동안 마셨는지 그대로 말하세요.

다행히 감초를 끊으면 몸속 나트륨, 칼륨, 체액 수준은 대개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원인이 감초였다면 끊는 것이 가장 직접적인 해결책인 셈입니다.

글리시리진을 뺀 감초는 대안이 될까요?

글리시리진에 민감한 사람을 위해 이 성분을 뺀 감초 제품이 따로 나오는데, 영어 이름의 머리글자를 따서 DGL이라고 부릅니다. 혈압을 올리는 원인이 바로 글리시리진이니, 이 성분을 뺀 제품은 혈압 걱정을 줄인 선택지입니다.

글리시리진을 뺀 감초는 최대 4개월까지는 안전할 수 있다고 보지만, 그보다 오래 먹을 때의 안전성까지 보장된 것은 아닙니다. 장기간 매일 먹을 생각이라면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감초는 스테로이드제와도 상호작용이 있어서, 약을 먹고 있다면 어떤 형태의 감초든 먼저 의사나 약사에게 물어보는 편이 좋습니다.

헷갈리기 쉬운 점도 하나 있습니다. 글리시리진을 뺐다는 표시가 없다면 글리시리진이 든 보통 감초로 생각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감초 사탕이나 젤리도 혈압을 올리나요?

같은 원리로 올릴 수 있습니다. 감초 맛 사탕과 젤리(흔히 '블랙 감초'라고 부르는 것)에도 글리시리진이 들어 있고, 제품마다 양이 크게 다릅니다. 40세 이상이 블랙 감초를 하루 2온스(약 57g)씩 2주 넘게 먹으면 부정맥이 생길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와 있습니다. 칼륨이 떨어지면서 심박이 비정상적으로 뛰고, 고혈압·부종·무기력에 울혈성 심부전까지 생길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한약에 들어간 감초도 조심해야 하나요?

감초는 여러 한약 처방에 들어가는 재료입니다. 일본에서는 하루 감초 2.5g 이상이 든 한방 제제를 알도스테론증, 근육병증, 저칼륨혈증이 있는 환자에게 쓰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한약을 지어 먹으면서 감초차까지 따로 마시면 감초가 겹칠 수 있으니, 처방받을 때 고혈압이나 신장 질환, 먹고 있는 혈압약을 함께 알려 주세요.

감초차를 끊으면 혈압이 돌아오나요?

감초를 끊으면 나트륨, 칼륨, 체액 수준은 대개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걸리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끊은 뒤에도 혈압이 계속 높거나 붓기·근력 저하가 남아 있다면 병원에서 칼륨 수치를 확인하세요.

마무리

감초차가 혈압을 올리는 것은 글리시리진이 신장의 문지기 효소를 막아 소금과 물은 붙잡고 칼륨은 내보내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고혈압·심장·신장 질환이 있거나 이뇨제·디곡신을 먹는 분이라면 감초차를 피하거나 줄이고, 스테로이드 등 약을 먹고 있다면 먼저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건강한 분이라도 매일 여러 잔을 한 달 넘게 마셔 왔다면 혈압을 한 번 재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니, 개인의 질환과 복용 약에 따른 판단은 담당 의사나 약사와 확인하세요.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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