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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 역사, 1995년 7개 회사가 PC 포트를 하나로 묶기까지

USB는 1995년 인텔·마이크로소프트 등 7개 회사가 만든 표준입니다. 아자이 바트와 USB-IF, 장치가 없던 USB 1.0 시절, USB 1.1과 아이맥을 거쳐 레거시 프리 PC가 나오기까지의 흐름을 정리했습니다.

역사쌤알려줌 편집팀

· 9분 분량

2026년 10월 28일 기준

여러 모양의 오래된 포트가 달린 PC 뒷면과 그 옆의 작은 단일 단자

USB는 인텔·마이크로소프트·IBM 같은 PC 업계 회사들이 1995년에 함께 만든 표준입니다. PC 뒷면에 제각각 달려 있던 직렬·병렬·PS/2·게임 포트는 이 단자 하나로 차츰 바뀌어 갔습니다. 다만 첫 규격이 나온 뒤에도 한동안은 꽂을 장치가 거의 없었고, 실제로 퍼지기 시작한 때는 개정판과 애플 아이맥이 나온 1998년입니다.

USB는 누가, 언제 만들었을까요?

1995년, 일곱 회사가 USB를 만들려고 손을 잡았습니다.

  • 컴팩
  • DEC(디지털 이큅먼트)
  • IBM
  • 인텔
  • 마이크로소프트
  • NEC
  • 노텔

오래된 문서에는 IBM이 'IBM PC Co.', 노텔이 '노던 텔레콤'으로 적혀 있기도 한데, 둘 다 같은 회사입니다.

이 회사들이 함께 세운 단체가 USB-IF(USB 구현자 포럼)입니다. 돈을 벌려는 회사가 아닌 비영리 법인으로, USB 기술을 발전시키고 더 많은 회사가 USB를 쓰도록 돕는 일을 맡습니다.

USB라는 이름은 Universal Serial Bus의 머리글자로, 우리말로 옮기면 '범용 직렬 버스'입니다. 여기서 버스는 여러 장치가 함께 쓰는 데이터 통로를 뜻합니다. 이름부터 "어떤 장치든 같은 통로로 연결하자"는 방향을 담은 셈입니다.

첫 결과물도 1995년에 나왔습니다. USB를 지원하는 최초의 칩(집적회로)을 그해 인텔이 생산했으니, 단체를 꾸린 해에 규격 논의와 실제 부품 생산이 함께 움직인 것입니다.

USB 이전 PC 뒷면에는 어떤 포트가 있었나요?

USB가 자리 잡기 전의 PC 뒷면에는 모양이 다른 단자가 여럿 붙어 있었습니다. 이름만 꼽아도 이만큼입니다.

  • PS/2 포트
  • 직렬 포트
  • 병렬 포트
  • 게임 포트

본체 안쪽에도 오래된 방식이 남아 있었는데, 확장 카드를 꽂는 ISA 슬롯과 플로피 디스크를 다루는 플로피 컨트롤러가 대표적입니다. 이런 오래된 장치와 단자를 묶어 '레거시'라고 부릅니다. '물려받은 유산'이라는 뜻으로, PC에서는 예전 방식이라 이제는 짐이 된 부품을 가리킵니다.

나중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예 목표를 하나 내걸었습니다. ISA 슬롯·플로피 컨트롤러·PS/2·직렬·병렬·게임 포트가 있다는 사실을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는 PC를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아무도'에는 운영체제와 연결된 장치, PC를 쓰는 사람이 모두 들어갑니다. 그 빈자리는 대부분 USB가 채웠고, USB의 역사는 결국 이 단자 목록이 하나씩 지워진 과정이기도 합니다.

아자이 바트와 조셉 데큐어는 무엇을 했나요?

USB 이야기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이름은 인텔의 아자이 바트로, 바트와 그의 팀이 인텔에서 USB 표준 작업을 했습니다. 최초의 USB 칩도 인텔에서 나왔으니 규격과 부품 양쪽에서 인텔이 앞장선 셈입니다.

다만 USB를 한 사람의 발명품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일곱 회사가 같이 만든 표준이라 다른 회사 사람들도 참여했고, 그중 눈에 띄는 인물이 조셉 C. 데큐어입니다.

데큐어는 게임기와 가정용 컴퓨터로 유명했던 아타리와 코모도어에서 일한 엔지니어입니다. 아타리 시절에는 SIO라는 연결 방식(버스)을 설계했습니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 쪽에서 USB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USB 관련 미국 특허 가운데 하나를 받았습니다.

이 인연은 뒤에 쓸모가 있었습니다. 특허를 사 모아 소송을 거는 이른바 '특허 괴물'이 USB를 상대로 소송을 걸자, 아타리 SIO가 선행 기술로 인용됐습니다. 선행 기술은 "이미 그 전에 비슷한 기술이 있었다"는 근거를 말합니다. 아타리 컴퓨터의 설계가 훗날 USB를 지키는 근거가 된 것입니다.

USB 1.0은 왜 바로 퍼지지 못했을까요?

첫 정식 규격인 USB 1.0은 1996년 1월에 나왔고, 속도는 두 가지로 정했습니다.

  • 로우 스피드 — 1.5Mbit/s, 느린 장치용
  • 풀 스피드 — 12Mbit/s, 빠른 장치용

그런데 1998년 8월 USB 1.1이 나오기 전까지는 시장에 나온 USB 장치가 거의 없었습니다. 특히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 진영, 흔히 '윈텔'이라 부르는 PC 쪽에서 보급이 더뎠습니다. 규격에 포트는 있어도 상점에서 살 수 있는 USB 마우스나 프린터는 드물던 시기였습니다.

업계가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어서, 1998년 상반기 숫자를 보면 준비는 빠르게 늘고 있었습니다.

  • 호환성 시험 행사(플러그페스트) — 1998년 1월과 4월에 회사들이 모여 서로 장치를 꽂아 본 행사. 4월에 시험한 USB 주변기기는 220종이 넘어 1월보다 50% 증가
  • USB-IF 회원사 — 1998년 6월 기준 450곳 이상
  • 출시 전망 — USB-IF가 내다본 1998년 한 해 출시 USB 장치 100종 이상

여기서 "시험한 장치가 220종인데 왜 장치가 없었다는 거지?" 하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시험장에서 시험한 장치와 달리, 일반 소비자가 매장에서 사서 쓸 수 있는 제품은 적었습니다. 1998년 중반은 USB가 연구실에서 매장으로 넘어가기 직전이었던 셈입니다.

USB 1.1과 아이맥은 무엇을 바꿨나요?

1998년 5월 6일, 애플이 아이맥을 공개했습니다. 맥에 늘 달려 있던 연결 단자를 버리고 그 자리를 USB로 채운 컴퓨터로, 초대 아이맥에는 이런 것들이 없었습니다.

  • SCSI 포트
  • 표준 직렬 포트
  • ADB 포트(맥의 키보드·마우스 연결 단자)
  • 플로피 드라이브

아이맥이 공개될 때 맥용 USB 장치는 하나도 없었으니 꽤 과감한 선택이었습니다. 컴퓨터를 먼저 내놓고 장치가 따라오기를 기다린 셈입니다.

기존 맥 단자 대신 USB를 단 1998년 초대 아이맥
애플 초대 아이맥 G3 · 출처: David Fuchs (편집), 원본 Rama

석 달 뒤인 1998년 8월에는 USB 1.1이 나왔습니다. 처음으로 널리 채택된 USB 개정판으로, 1.0이 규격의 첫발이었다면 1.1은 실제 제품이 쏟아지기 시작한 출발점입니다.

아이맥 G3는 널리 알려진 첫 레거시 프리 PC로 꼽히고, 아이맥의 성공은 USB 대중화에도 힘을 보탰습니다. 그 무렵 시장조사 회사 데이터퀘스트가 내놓은 전망은 이랬습니다.

  • 2001년에 출하되는 PC의 100%가 USB 지원
  • USB가 달린 PC의 누적 대수가 1998년 1억 3,600만 대에서 5억 대 이상으로 늘어날 것

1998년 시점의 예측이지만, 업계가 USB를 곧 모든 PC의 기본 단자로 보고 있었다는 사실만은 분명히 드러납니다.

레거시 프리 PC란 무엇이고, 언제 나왔나요?

레거시 프리 PC는 예전 방식의 부품을 덜어 낸 PC로, 이런 것들이 빠져 있습니다.

  • 플로피 드라이브
  • 광학 드라이브(CD 드라이브 등)
  • 오래된 포트
  • ISA 버스

없어진 포트의 역할은 보통 USB가 맡습니다. 이 이름을 붙인 곳은 마이크로소프트이고, USB 1.1의 보급이 이 형태로 이어졌습니다.

PC 쪽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이 함께 낸 PC 설계 지침이 방향을 잡았는데, 제조사들이 PC를 만들 때 참고하는 기준서입니다.

  • PC 99 지침 — USB를 필수 기능으로 지정
  • PC 2001 지침(2000년 11월 2일) — 레거시를 줄이거나 아예 없앤 시스템을 크게 강조

실제 제품도 나왔습니다. 1999년에는 컴팩이 iPaq 데스크톱을 내놓았고, 같은 해 11월에는 델이 WebPC를 선보였습니다. 둘 다 윈텔 진영의 초기 레거시 프리 PC로 꼽힙니다. 애플이 1998년 아이맥으로 먼저 길을 열고 이듬해 PC 제조사들이 뒤따른 흐름입니다.

오래된 PC가 레거시 프리인지 가려 보고 싶다면 뒷면과 내부를 살펴보세요. 플로피·광학 드라이브, PS/2·직렬·병렬·게임 포트, ISA 슬롯이 하나도 없고 주변기기를 USB로 연결한다면 레거시 프리 PC에 해당합니다.

1995년 USB-IF 설립부터 2000년 PC 2001 지침까지 USB 보급 흐름
USB 보급까지의 흐름

자주 묻는 질문

USB 개발은 1994년인가요, 1995년인가요?

기준에 따라 다릅니다. 일곱 회사가 USB-IF를 세운 해는 1995년이고, 흔히 이 해를 USB 개발이 시작된 해로 봅니다. 다만 일곱 회사의 협력이 1994년에 이미 시작됐고, 정식 규격 전 단계인 0.7 버전이 1994년 11월에 나왔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USB-IF는 지금도 창립 회사들이 운영하나요?

이사회 구성은 창립 때와 많이 다릅니다. 현재 이사회 회원사는 이렇습니다.

  • 애플
  • HP Inc.
  • 인텔
  • 마이크로소프트
  • 르네사스
  •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창립 7개사 가운데 지금 이사회에 남은 곳은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 두 곳이고, 창립 멤버가 아니던 애플이 이사회에 들어와 있습니다. 1998년 아이맥으로 USB 보급을 앞당긴 회사가 지금은 표준을 이끄는 자리에 앉아 있는 셈입니다.

마무리

USB는 1995년 일곱 회사가 꾸린 USB-IF에서 출발했습니다. 장치가 거의 없던 1.0 시절을 지나 1998년 USB 1.1과 아이맥을 계기로 퍼졌습니다. 이후 PC 99·PC 2001 지침과 레거시 프리 PC를 거치며 PC 뒷면의 오래된 포트를 대신하게 됐습니다. "USB는 누가 만들었나"라고 묻는다면, 인텔의 아자이 바트 팀이 중심에 있었지만 여러 회사가 함께 만든 표준이라고 답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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